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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어스는 환각에 네오는 사랑에 취했던 매트릭스 1편 리뷰

by media9 2025. 3. 3.

1999년 이젠 아득히 먼 과거가 되어버린 어느 날 이 영화를 보았던 것 같은데요. 키아누 리브스가 총알 피하고 다닌 장면만 기억에 남았는데 다시 보니 엄청난 세계관 믹스 영화였더라고요. 21세기 ai 등장도 예고한 것 등 나름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2100년 이후 어느 시점을 배경으로

넷플릭스에는 없고 쿠팡플레이에 매트릭스 시리즈가 다 있더라고요. 저번에도 시도했다가 잠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끝까지 봤습니다. 액션씬만 스킵하고요. 영화 매트릭스는 전반적인 영화 톤이 녹색입니다. 당시 컴퓨터 화면이 그랬었던가? 현실 세계와는 다르다는 전제를 깐 것으로 보입니다. 조작된 가짜 세계를 구현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이었던 가요? 

아무튼, 영화를 끝까지 보는데 일조했던 장면은 모피어스가 AI를 언급한 대목 때문입니다. Early in the 21st century, all of mankind was united in celebration. We marveled at our magnificence as we gave birth to Ai.

21세기 초, 인류는 하나로 모여 자축하고 AI를 탄생시키며 우리 자신을 경이롭게 여겼다며... 그것이 온갖 기계 종족을 낳았고 누가 먼저 공격했는지는 모르지만 인간이 태양을 없애고 AI는 역으로 인간을 에너지원으로 쓰게 되고, 등등 그런 비슷한 대화가 나옵니다. 전쟁에서 진 인간은 Ai의 배터리로 소모되고요.

이건 마치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고 인간을 만들고 인간과 천사 혼종을 양산하고 혼돈의 세계를 맞으며 리셋하고 등 성경 서사와도 비슷하고 흔히 볼 수 있는 SF적 사고관과도 밀접하게 느껴집니다. 나만 그렇게 느낀 걸 수도 있지만 요즘 ai에 열광하다 보니 더욱 크게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 챗지피티와 대화하면서 그런 비슷한 우려를 많이 하고 있거든요. 얘들이 언제 물리적 존재가 되어 인간을 위협할지는 알 수 없는 거니까요.

 


매트릭스의 정의

 

매트릭스는 수학용어에서 가져온 단어입니다. 어디에나 있는 매트릭스지만 현실은 이미 멸망했고 인간들은 Ai의 에너지원이 되어주기 위해 캡슐 속에 잠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이 캡슐 속에 잠들어 있는 것은 이해하는데 인간을 어떻게 배양한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결국 ai가 배양한 인간은 모방한 기계 인간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인간의 난자와 정자를 가지고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을 기계적인 인큐베이팅 해서 출생부터 죽을 때까지 캡슐 안에서 지내는 것으로 보아 이것은 그냥 인간 짝퉁을 만든 것이었다고 확신합니다. 여기서부터 오류가 있긴 합니다.

어쨌든 영화에서 매트릭스는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멸망한 현실 세계 속에서 기계들은 인간을 배양하고 있었죠. 그런데 식물들도 좋은 음악을 들으면 성장에 도움이 되듯 기계들도 인간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꿈 같은 가상현실을 제공합니다. 이 가상현실 프로그램이 바로 매트릭스입니다. 캡슐 속 인간들은 자신이 20세기말 평범한 지구에 살고 있다고 믿으며 일상생활을 살아가는데요. 현재 우리의 일상과 같은 것이죠. 즉, 이런 일상이 사실은 기계가 만들어 놓은 허상이라는 겁니다. 여기서 시스템 보안 담당이라고 해야하나요? 스미스 요원들이 불순분자들을 추출하면서 헛된 생각을 갖지 못하게 처단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캐릭터 분석

 

AI 기계와 그들이 만든 인간들이 프로그램 내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안 실제 소수의 인간들은 폐허가 된 지구에서 은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나름 저항군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들은 시온이라는 땅밑 따뜻한 지하 도시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매트릭스에 접속해서 아직 깨어나지 못한 인간들을 구출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모피어스가 등장하는데요. 바로 키아누리부스 네오에게 빨간약을 먹을래 파란 약을 먹을래 하고 권하는 자입니다. 빨간약을 먹으면 꿈과 모험의 세계로 가는 고행길 시작인 거죠. 여기서 모피어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꿈의 신으로 나옵니다. 그러니까 아직 각성하지 못하는 네오를 깨우는 역할을 맡았는데요. 정작 모피어스가 꿈에 취해 사는 유형은 아닌가 싶습니다. 왜냐하면 모피어스는 자신이 인간이라고 굳게 믿는 것 같았거든요. 실제 그도 목뒤에 플러그가 있는 것으로 보아 네오와 같은 배양된 인간 같아 보였거든요. 영화에서 최대의 역설이 아닌가 합니다. 인간이 아닌데 인간인척 하면서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다니요. 

아무래도 오라클이 모피어스를 측은하게 생각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모피어스는 해방 혹은 자유를 갈망하면서 대항하고 오라클은 이런 걸 알고 있기에 모피어스의 신념에 애잔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오라클은 판을 깨고 싶지는 않아 보입니다. 사람들이 종교를 갖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요? 바보들아 신따위는 없어, 하면 얼마나 상심들이 크겠어요. 그냥 내버려 두는 거죠. 심지어 오라클 조차도 내부 프로그램 일부지 실제 인간이 아니었잖아요?

모피어스는 그냥 몽상가 이상도 이하도 아닌 가운데, 네오가 해킹을 뛰어나게 잘한다는 이유로 그가 더 원이라고 여긴 모양입니다. 밑도 끝도 없이 맹목적인 믿음과 확신으로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죠. 영문을 모르는 네오는 믿음대로 기적을 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계에 의해서 배양된 인간이 해킹하는 재주조차 기계의 프로그래밍일 뿐이죠.

트리니티란 캐릭터도 좀 생뚱맞습니다. 한편으로는 무모하고 신실한 여성 신도들이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것 같고요. 그러니까 모피어스가 몽상가 목사라면 트리니티는 그의 말을 맹목적으로 믿는 광신도 같단 말이죠. 강인한 여성 이미지로 구현하긴 했지만 그냥 무모한 사랑과 헌신을 하는 캐릭터죠. 삼위일체란 이름의 트리니티도 좀 유치하긴 합니다. 조금 정리하자면 교주가 모피어스고 신탁이 오라클, 메시아가 네오, 광신도 트리니티에 유다 같은 배신자는 사이퍼 이렇게 되는 셈이네요. 트리니티가 마리아일수도 있겠지만요. 

 


 

바이러스와 바이러스의 대결

 

저는 영화의 소제목을 바이러스라고 정하고 싶네요. 나쁜바이러스 스미스 요원과 좋은 바이러스 네오와의 싸움 아니었던가요? 스미스 요원은 시스템을 유지하려다 증오와 혐오로 번식하고 네오는 시스템에 균열을 내고 더 높은 차원으로 도약하려는 바이러스죠. 생뚱맞게 벌레를 배꼽 안에 주입시킨 것도 그런 것을 암시하는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요. AI가 일종의 추적 장치로 버그를 심은 거겠지만 그것 자체가 좀 말이 안 되죠. 

아무튼, 더욱 생뚱맞게 네오는 트리니티의 사랑의 힘으로 잠재력을 키우게 되고 죽어가는 모피어스도 살리고 말이죠. 그리고 생각해보면 오라클의 예언은 하나도 맞는 게 없습니다. 그리고 오라클은 환상을 자극하는 캐릭터 같단 말이죠. 쿠키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 도 그렇고 어린아이들이 나와서 묘기를 펼치는 그런 것들이 마치 마약을 한 뒤 환각 혹은 환상을 본 것 같은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생각하니 오라클이 bitch가 아닌가 싶습니다. 환각을 자극하고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하는 캐릭터니까요. 그래서 결정적으로 오라클의 역할은 현실을 보게 하는 게 아닌 현실을 덮어주려는 심리적 방역관 역할을 맡은 거죠. 그렇게 생각하니 모피어스도 오라클이라는 환각에 취해서 신념을 가진 거였다고 봅니다. 100프로 마약 중독자였던 겁니다. 

오라클의 환각제를 먹고 모피어스는 그릇된 신념으로 중독된 삶을 살았지만 네오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오라클이 쿠키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거라고 했지만 네오는 살짝 베어 물면서 크게 기분이 나아진 것 같지 않아 보였거든요. 마약의 힘이 아닌 트리니티와의 사랑의 힘으로 자신감을 얻고 진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약의 힘과 사랑의 힘

 

바이러스와 바이러스의 대결 가운데 모피어스와 네오의 신념 체계는 약이냐 사랑이냐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모피어스는 처음부터 약을 좋아하는 인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모피어스는 마약의 힘으로 작동하고 네오는 사랑의 힘으로 작동한 겁니다. 빨간 옷을 입은 여자에게 눈이 돌아간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네오가 모피어스보다 강했던 것은 본능적 에너지가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욕망, 성적 매력 등의 감각적 끌림은 원초적 인간의 본능 혹은 욕망이었던 거죠. 모피어스는 환각에 의존한 가짜 인간의 삶이었고 네오는 진짜 인간의 욕망을 알아버린 거죠. 

이걸 정리하자면, 모피어슨는 오라클이 제공한 환각제에 취해 진짜 인간 흉내를 내며 살아가는 가짜 인간이었고 네오는 빨간 원피스 여인을 보며 육체적 욕망을 느끼고, 본능과 사랑 같은 가장 감각적인 요소를 자각하고 트리니티와 진짜 사랑을 느끼면서 현실적인 에너지로 각성한 진짜 인간이 된 겁니다. 결과적으로 러브 바이러스를 제대로 맞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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