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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의 객사를 다룬 드라마 Mr. 플랑크톤이 주는 감동

by media9 2024. 11. 16.

작을수록 멀리 간다는, 지구를 숨 쉬게 한다는 플랑크톤 같은 유형을 다룬, 미스터 플랑크톤 드라마 주제는 아가페 플라토닉 에로스입니다. 부모 자식 간의 당연한 사랑을 받지 못해 결핍 속에 산 젊은 커플의 에로스적인 사랑에 플라토닉 한 사랑이 로맨스 브로맨스를 만들어 나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스토리도 재미지지만 배우들의 매력과 연기력이 크게 한몫하였고 특히 경이로운 배우 오정세의 매력적인 연기는 언제나 칭찬입니다.

 


비호감 배우들이 최애 배우로 등극한 드라마

여전히 소리를 뻭빽 질러대는 이유미와 연기력이 여전히 책 읽듯 서툰 우도환이지만 이번 드라마를 통해 최애 배우로 등극할 것 같습니다. 블로거 개인뿐만 아니라 만인의 연인이 될 것 같단 말이죠. 최고 비호감 배우였던 안보현도 역할을 잘 맡고나서부터는 완전 호감 배우가 되었는데요. 연기자가 그런 것 같습니다. 외모보다 연기력이고 연기력도 상쇄할 만큼 운 좋은 건 배역 복이겠죠.

 

 

힘센 여자 강남순 이후 주연배우 안착한 이유미는 이번 미스터 플랑크톤에서 연기도 미모도 완전히 네임드 등극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배우였나 싶을 정도로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이유미는 기본적으로 연기를 아주 잘하는 편이지만 약간 빈티 나거나 불우한 정서가 깔려 있는 것 같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녀의 그런 이미지가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완전히 승화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배우 우도환은 여전히 연기력이 부족합니다. 사극 연기를 해도 어색하더니 코미디물도 어색합니다. 그런데 예전보다 연기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고, 외모가 너무 가수 비처럼 생겨서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이번 작품에서는 적당히 힘도 빠지고 껄렁미를 아주 잘 장착한 것 같습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버림받은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존나라는 요, 액세서리같은 캐릭터는 진짜로 솔로지옥의 이진석인 줄 알았습니다. 배우로 데뷔했나 보네, 하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알렉스 랜디라는 교포 배우였나 보네요. 


최고의 배우 오정세

사실 미스터 플랑크톤에 오정세 이 배우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아예 볼 생각도 안 했을 것 같습니다. 오정세가 나오는 작품은 무조건 재미 보장입니다. 세상에 이렇게 연기를 맛깔나게 하는 배우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진짜 최고 최고.

 


 

미스터 플랑크톤이라는 작품 줄거리

서른이나 되었을까 싶은 한 남자 채승혁, 스무살 이후로는 심부름센터 사장 해조란 닉넴으로 살게 된 한 남자의 기구한 인생 이야기입니다. 장르는 코미디라고 하는데 블랙 코미디 멜로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뭔가 진부한 듯하면서도 대사가 기발한 게 많고 배우들의 찰진 연기력도 크게 한몫해서 좀 따뜻한 성장 멜로드라마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이 어른을 다룬듯한, 뭔가 뿌리에 연연하는 것 같아서 좀 유치하다 싶기도 한데요. 게다가 남주는 시한부 인생까지 살게 된답니다. 해조는 이십대 후반 혹은 서른 초입인지는 모르겠으나 고교 졸업 후 집을 나가 방황 같은 방랑이 시작되고요. 그 이유는 부유하고 배운 부모 아래서 유년을 보냈지만 알고 보니 냉동 보관해 둔 정자씨를 잘못 받아 아이를 낳은 엄마는 자살하고, 친자에 대한 애착과 배신 그리고 사실을 알고 자살까지 한 아내를 생각하니 해조의 아버지는 아들을 벌레 보듯 하게 됩니다. 그래서 해조의 불행은 시작됩니다.

해조가 미친듯이 사랑한 연인 조재미 역시 태어날 때 보육원에 버려져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며 열렬하게 사랑하지만 해조는 재미를 행복하게 해 줄 자신이 없던지 그녀를 뻥차고, 재미는 운 좋게도 세상 제일 착한 남자 어흥을 만나 결혼까지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는 28살에 조기 폐경 진단을 받고요. 언제나 재미 뒤에서 재미의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톡톡히 해주던 해조는 재미를 납치하여 자신을 태어나게 한 정자 공여자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그러한 가운데 쫓고 쫓기며 싸우며 아프며 별의별 에피소드가 생기게 되는데요.

 

이 유치한 신파극에 조금 감동을 받게 되는 요소가 있다면, 원하지도 않게 태어났는데 잘못 태어나 버림 받고, 그런 와중에 불치병까지 걸린 해조의 불행과 엄한 엄마 밑에서 기 한번 제대로 못 피고 산 아들 어흥의 순애보적인 사랑입니다. 거기에 죽어가는 해조는 어흥에게도 호감을 느끼게 되는데요. 마치 고전 영화 쥘앤짐을 보듯 애틋하고 낭만적이면서 토속적이라고 해야 하나? 감독이 그랬던가 이 작품이 종합선물세트 같다고 한 거 같은데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아주 재미가 가지가지입니다.

그런데 그런 특이한 상황들을 떠나서 어떻게 어흥같은 순수하고 착한 남자가 세상에 또 있을까 싶더라고요. 해조와 재미의 툭탁대고 열정적인 로맨스보다 어흥 오정세와의 로맨스가 더욱 애틋하게 와닿더라고요. 

일단 드라마는 제목처럼 불행한 떠돌이 인생을 담고 있습니다. 그냥 타고난 팔자가 미약하고 방랑하며 주인공의 소원대로 길바닥에서 죽는 객사죠. 말이 씨가 된다는 교훈을 주네요.


 

총평

 

사람이 아프거나 시한부 인생을 다룬 줄거리를 극혐하는 편입니다. 요즘 세상에 그런 소재는 진부하고 좀 무의미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인생이 장수가 목적도 아닐 텐데 아파서 죽는 사람도 많지만 사고로 죽거나 자의로 죽는 사람은 더 많은 세상이 되었잖아요? 죽음이 끝이라거나 공포로 여기는 것보다 그냥 담담한 현상으로 넘기는 시대가 되었음 해서요. 뭐랄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죽음으로 슬퍼지는 게 싫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강아지도 자기 자식처럼 키우는 세상에 그놈의 혈통이 뭔 상관입니까? 그저 잘 크면 된 것이죠. 외롭거나 결핍은 처음부터 가질 수 없으면 스스로 채우면 되는 것이고요. 

그리고 결국에 이 드라마는 그런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해조는 바람대로 길에서 죽었으며 덤으로 가장 사랑하는 연인이 보는 앞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감독은 열린 결말로 남겨 두었다고 한 것 같은데요. 누가 봐도 객사를 다룬 비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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