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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이름이 적힌 것 같다
2화의 첫 장면은 러스틴 콜의 진술로 시작합니다. 1화에 이어 형사들 앞에서 과거를 회상하고 있는데요. 2화는 콜의 몽환적인 헛것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술을 야금야금 들이켜면서 말합니다. 누워서 여자들을 생각한다고 와이프와 딸, 그리고 뭔가에 자기 이름이 적힌 것 같다고 합니다. 총알이나 도로에 박힌 못이나 자동차 아래 끼인 고양이 시체 같은 것들... 그러면서 술을 마시면 가끔 그런다면서 그래서 술을 혼자 마신다고 하네요. 이 부분은 콜을 통해 예수의 단면을 엿보게 됩니다. 머리 스타일도 생김새도 왠지 익숙한 예수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나요? 그리고 그는 냉정한 냉소주의 같으면서도 이런 단면을 보면 뭔가 허상에 매료된 신비주의자 같다는 인상도 받게 됩니다.
그런 불길한 것들이 내 이름이 적힌 것 같다는 것은 모두 죽음이나 파괴를 연상케 합니다. 1화에서도 그랬듯이 죽고 싶지만 자살을 할 수는 없으니까, 같은 표현이 나오잖아요. 절망이 극에 달한 유형인 겁니다. 그리고 딸의 죽음 그리고 아내와 이별로 그는 시간의 흐름에 박힌 못처럼 낡게 삭아가고 있던 겁니다. 무기력하고 무의미한 파편들, 그가 기억하는 모든 것들에 허무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절박한 허무주의자 이런 것 같은데요. 그게 예수의 심정이었으려나 싶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형사는 증거물인 조각품 얘기나 하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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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루이지애나의 괴물
콜이 입맛이 쓰다고 했던 이야기의 배경 장소가 된 루이지애나는 미국 남부의 습지이지만 상당히 건조하고 음험한 기운이 도사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종교적 허상,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지점으로 사람들 모습이 콜이 말한 무의미한 파편들처럼 보입니다. 불량스럽고 절망스러운 기운 말입니다.
장면이 바뀌어 희생양 도라의 어머니를 찾아 갑니다. 그런데 이 어머니도 참... 세탁일을 하느라 두통에 시달리며 손이 문드러지도록 일을 한 딸의 어머니는 희생자를 애도했는데 자신이 그 당사자가 되었다면서 딸을 애도하기보다는 자기 연민에 가득한 눈물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돌아가셨다고 들었는데 사실이냐고 하니 도라 엄마는 정색하면서 뭐가 문제냐고 아빠가 친자식 목욕을 도와준 게 뭐가 문제냐고 합니다. 의식된 무지와 악의 평범성에 시청자는 머리 한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게 됩니다. 아무튼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하고 딸과 마지막으로 대화한 게 언제냐고 물었더니 딸은 항상 문제였다고 합니다. 이런 집안에서 딸이 온전할 리가 없죠. 그러면서 다니던 교회 얘기를 하더니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고 기도를 하고 정상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갑자기 자기 합리화?
3. 환영의 의미
돌아가는 차 안에서 마티는 자기 엄마 얘기를 하면서 현모양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콜에게도 묻습니다. 어머니는 살아 계시냐고. 콜이 대답은 이랬습니다.
"아마도"
마티는 절레절레.
마티의 진술로 넘어갑니다. 그의 아버지 얘기를 하면서 한국전에 참전도 하셨다며, 자신은 아버지보다 한뼘 이상 키가 컸는데 감히 대들지 못했다고 합니다. 상당히 가부장적인 시대와 환경 속에 자란 것을 암시하고요. 남자들이 고충을 털어놓지 않는 시대였다고 말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남자다움을 강조하던 시대가 맞았으니까요. 그러면서 러스트 콜의 걱정섞인 뒷담화 시작
피해자의 친구를 만나러 가면서, 친구의 얘기로 도라는 매춘부였고 마르고 이상하고 흥분 상태였다고 약을 하는 것 같았다며 교회를 다닌다고 했지만 이상해 보였다고. 자꾸 교회가 단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여자들을 위한 쉼터를 찾아가면서 마티는 도라 얘기를 합니다. 비참한 신세의 그녀를 얘기하죠. 그러니까 콜은 말합니다. 살인자가 예술적이고 종교적인 방식으로 매춘부를 죽인다는 가설을 내놓습니다.
"이곳 사람들 대부분이 어떤 식으로든 종교적이야. 너만 빼고" 라고 마티가 경고하는 듯한 어조로 말합니다.
"환영은 의미고 의미는 역사적인 거야" 라며 범인이 의도적으로 떡밥을 뿌린 거라고 대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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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길 잃은 개 같은 나날
사건 수사에 소득 없는 나날이 지속되고 콜이 말하길 길 잃은 개 같은 나날이라고 표현합니다. 잠시 딸과 아내의 환영이 비추는 콜과 두 딸과 아내를 품에 안으며 침대에 누워 밝게 웃는 마티의 모습이 교차하면서 차 안에서 대화하는 둘의 모습으로 전환됩니다. 마티는 차 안에서 비로소 그의 사생활을 알게 되었고요. 콜은 3년간 결혼 생활 중에 딸을 잃고 딸은 2살 때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합니다. 마티는 내가 괜한 짓을 했다며 미안하다고 사과합니다.
다시 현재 시점으로 돌아가 콜의 진술씬, 결혼은 한 번 했냐 그렇다면서 한 번 더 할 뻔 했는데 내 잘못으로 깨졌다. 그녀 이름은 로리. 마티의 아내 매기가 소개해 준 여자였더라고요. 콜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너무 따지려고 해서 문제가 되었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비판적인 태도가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사람을 지치게 만든 걸 인정하네요. 자기랑 같이 있으면 불행해진다며. 비관주의 모드. 그러면서 콜은 말합니다. 일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된 게 아니다 이런 성격이라 이 일에 적합했던 거라고 합니다. 흥미로웠습니다.
그는 말을 이어가서,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자신에 대해 알게 된다며 현재 자신은 시골 술집의 작은 뒷방에서 산다고 합니다. 주4일 일하고 나머지는 술을 마시죠. 누구의 간섭도 안 받고... 그러면서 자신을 잘 안다고 합니다.
장면이 바뀌고 바에서 당구를 치고 술을 마시며 동료들과 음담패설을 하는 마티가 등장합니다. 다시 마티는 진술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 일에는 희생이 따라요. 가장으로 집에 돌아가기 전에 스트레스를 풀어야 해요. 일하면서 접한 것들을 간직한 채 아이들한테 갈 수 없다며 가끔 머리를 식혀야 한다면서 바람피우는 것을 정당화하네요. 풀 수 있는 곳에서 풀어야지 가족들을 위해서 좋다는 등 말입니다.
이런 둘을 비교하자면, 러스트 콜은 홀로 고립된 인간형입니다. 친구도 없고 혼자서만 지냅니다. 그렇지만 본질을 꿰뚫고 선을 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반면 마티는 외향적으로는 지극히 평범하고 멀쩡해 보이지만 내면은 분열된 자입니다. 겉보기엔 가족 중심의 전형적인 중산층 남자이지만 당시 많은 평범한 남자들이 그랬듯 끊임없는 외도와 분노 그리고 이중적 잣대로 자기 모순을 감추는 삶으로 일관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마티는 내연녀에게는 또 상당히 보수적인 감시를 합니다. 그리고 내연녀와는 상당히 변태적인 관계를 즐기고요.
5. 콜과 마티의 다른 생활 방식
콜은 약물로 인한 플래시백, 신경 손상 HIDTA에서 일한 후유증이 있다고 합니다. HIDTA는 백악관 직속의 마약통제정책실이라고 합니다. 즉, 마약우범 단속 지역에서 4년간 잠복근무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처음에 FBI 요원이라고 오해했다고 하는데요. 1화에서 마티가 콜에 대해 찾아봐도 행적이 없다며 의아해했던 게 떠오르네요. 그런데 현재 흑인 형사들도 그 일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콜이 아직 봉인이 해제되어 있지 않은가 보다고 말합니다. 엄청나게 위험한 일을 했었나 봅니다.
장면이 바뀌고 약팔이인지 매춘부인지 모를 여자와 함께 있는 러스트. 여자가 약 줄까 하니 퀘일로드인지 뭔지 달라고 합니다. 진정제냐고 여자가 물으니 콜이 수면제라고 합니다. 200달러 주고 한 통을 얻고요. 여자는 콜을 유혹하지만 콜은 놉. 콜은 그저 수사 목적의 질문에만 열을 올리고요. 금발의 매춘부에 대한 정보를 얻고 도라의 친구가 얘기했던 여자들이 기숙하는 캠핑 같은 장소를 언급합니다. 일치된 단서가 나온 것 같네요.
후반부에 나오는 얘기지만 콜은 1993년 텍사스주 러벳에 있는 노스쇼어 정신병원에 넉 달간 입원한 적이 있습니다. 그의 딸 소피아가 집 앞에서 세 발 자전거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한 얘기를 합니다. 그 이후로 아내 클레어와 사이가 안 좋아진 얘기도요.
"숨 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서로가 미워졌죠."
그는 이후 절도반에서 마약단속반으로 옮기고 쉴 새 없이 일만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라마다 여관에 마약 운반책의 마약 봉지를 들고 석달간 투숙하던 기간에 아내 클레어는 떠났고 어떤 약쟁이 머리에 총알을 박았습니다. 젖먹이 딸에게 필로폰을 먹였기 때문입니다. 자기 딸을 정화하려고 했다는데요. 아무튼 매춘부와 이 얘기를 한 것은 아니고 후반부에 나오는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검사는 그를 봐줬고 법의 편을 드는 약쟁이로 살게 해 주겠다나.. 그렇게....
매춘부는 그더러 이상한 사람이라고 하니 그렇다며 자신은 경찰이라며 끔찍한 짓을 하고도 처벌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매춘부 소굴에 들어가도 아무 일도 없던 콜과 달리 마티는 내연녀 집에 들어가 방탕하게 놀면서 밖에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라고 연쇄 살인범으로 흉흉하다고 합니다. 여기서 인상적인 것은 드라마 첫 살해 장면부터 오프닝 시퀀스 등 엉덩이가 자주 등장하는 점입니다. 이는 미장센과 신체 이미지의 상징적 해석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성의 엉덩이’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은 이 드라마가 "시선(eye)과 "소유(possession)", "육체와 권력의 관계"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각적 장치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 경동맥을 짚은 콜과 손끝의 냄새를 맡는 마티
스패니시레이크 근처에 매춘업소가 있다는 것을 알아낸 콜, 아침 출근 후 직장에서 둘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콜은 런닝만 입고 회사 세면대에서 양치를 하고 마티는 전날과 같은 옷을 입고 후줄근하게 등장합니다. 락커룸에서 둘은 나란히 서있고 콜은 냄새 킁킁, 마티가 왜 그러냐니까. 좀 씻으라고 여자 냄새난다고 합니다. 그러자 마티는 건강한 결혼 생활의 비결이라고 합니다. 그러자 콜이 매기냐고 하니 마티가 급발진. 내 아내 가지고 이상한 상상 하지 말라고 하고. 역시 깐깐한 냉소주의자 콜은 마티를 더 자극합니다. 아침부터 자기혐오를 느끼는 건 괜찮지만 그렇다고 양손 없이 살 생각이야? 합니다. 콜은 마티보다 압도적으로 힘도 기술도 좋았기에 멱살잡이 마티를 한순간에 팔 없는 인간으로 만들 수 있던 거였습니다. 마티는 멱살 놓고 가버리는데 여기서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 포착됩니다.
콜이 두 손가락으로 목 옆에 위치한 경동맥을 짚는 행위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경동맥을 짚었다는 것은 겉으로는 매우 냉정해 보이지만 자기 감정을 외부로 표출하는 대신 신체적 통제로 자기 절제를 탁월하게 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마티가 절제를 못하는 반면 콜은 담배를 피우고 약을 먹고 홀로 심박수를 조절하고 자기 통제를 하려고 합니다. 경동맥, 즉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스스로 손끝으로 느낀다는 것은, 그 순간에도 그는 싸움보다 ‘존재’를 더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절제하는 제스처에 더 무게를 두는 편이긴 하지만, 어떤 측면으로 보면 자기 점검, 즉 나 지금 멀쩡한가? 하는 차원으로 맥을 짚은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 장면이 참으로 인상적으로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아래 영상도 올렸으니 참조하시고요.
냄새 사건으로 둘의 사이는 불편해 보입니다. 마티는 여전히 씩씩거리고 콜은 그저 담담합니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마티는 둘 사이가 왜 어떻게 끝났는지 얘기하려고 합니다. 콜은 수완이 좋았다고 합니다. 단서가 되는 장소도 인맥으로 잘 찾아 들어갔고, 한눈에 약점을 포착할 줄도 알았다고 합니다.
같은 시간, 러스트는 사건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 뭔가를 집요하게 조사합니다. 그에 비해 마티는 차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 있다가, 자신의 손끝을 냄새 맡고 있습니다. 왜 저러나 싶었는데 마티의 소심한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손끝 냄새를 맡는 장면을 꼭 찾고 싶은데 아쉽게도 안 나오네요.
6. 여성들의 쉼터 포주와 마티의 대화
그렇게 마티는 차 안에서 아무 생각없이 손끝 냄새 맡는데만 열중하고 있는 사이 콜은 다시 장소로 들어가 두 명의 남자를 아작내고 이래도 매춘장소 안 밝힐 거냐고 되묻습니다. 그리고 차로 다시 돌아가고 매춘 장소 주소를 알려줍니다. 그렇게 도라 친구가 말했던 여성들의 쉼터 혹은 매춘부가 말한 캠핑장 같은 곳에 도착합니다. 마티가 포주처럼 보이는 여자에게 두메산골 사창가냐고 묻고요. 도라 친구를 불러 도라에 관해 묻습니다. 전남편이 감옥에 가서 집을 구하는 줄 알았다고 하는데 도라에 관한 모든 정보는 비참 그 자체였습니다. 도라의 친구 입에서 또 교회 얘기가 나옵니다.
콜은 도라 친구를 따라 도라 가방을 보러 간 사이 마티는 여자 포주에게 따집니다. 저 애 18살도 안 되었는데 니 보안관한테 말해서 좀 혼나볼래? 이러니까 여자 포주는 쟤가 왜 삼촌을 피해서 도망 나왔는 줄 아냐고 합니다. 다른 곳에 갈 수도 있었지 않느냐고 하니 여자 포주가 말하길 여자의 몸이니까 여자가 선택한다고 합니다. 이게 뭔 소리. 그리고 마티는 쟤는 아직 여자 같지 않은데요라고 합니다. 포주 앞에서도 제대로 반박을 못하고는 어린 매춘부에게 돈을 주고는 다른 일을 찾아보라고 합니다. 그것을 보고 콜이 또 깐죽거립니다. 선금을 준거야? 하지만 맞는 말 같아 보입니다. 마티는 진지한 순간을 망치는 것도 자네 역할의 일부인가? 하고 항의하네요.
포주는 "너 같은 부류는 항상 그런 말을 하지 그리고 나서 우리한테 똑같이 해. "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말 아니었나요? 집에서는 순수한 아버지처럼 보이고 밖에서는 내연녀를 만나 별 짓을 다하면서 도덕적으로 훈계하는 꼬락서니가 참으로 가증스럽습니다. 뭔가 자신의 죄책감을 돈으로 지우려는 마티의 위선적인 행동이 참으로 별로네요. 그것을 콜은 정확하게 지적하고요.
한편, 앞서 콜이 약쟁이 죽인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후 약쟁이 수사관이 된 그는 4년 동안 일을 하다 마약 조직원 3명을 죽였고 옆구리에 총을 맞고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고. 상부에서 정신병원 연금을 주겠다고 했는데 강력반으로 보내달라고 했대요. 상부도 그에게 빚진 게 많아서 그렇게 루이지애나에 배정된 거라고 합니다. 그 뒤로 오랫동안 악몽을 꾸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 장애 신경쇠약 등.....
형사가 왜 강력계냐고 물으니 고린도 전서 얘기를 합니다.
'몸은 한 지체뿐만 아니라 여럿이니 이제 지체는 많으나 몸은 하나라' 즉, 몸의 일부가 되기로 했답니다. 비종교인이라면서 고립된 자아이면서 누구보다 공동체의 일원, 그것도 강력한 결속체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내면 심리가 반영된 건 아닌가 싶은 대목이기도 합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렇다면 더욱 강력한 팀과 함께 하겠어. 뭐 이런 거?
6. 징후의 발견 그리고 꼰대
마티가 가족을 데리고 처가댁을 갑니다. 장인과 마티는 대화를 하고, 딸들은 작은 배에 타서는 낚싯대가 이상하다고 합니다. 뭔가 복선을 암시하는 것 같은데요. 나중에 뭔가 해골이나 사슴뿔 같은 게 걸려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장인도 꼬장꼬장해서는 예전에 이 지역에 그런 사건은 일어나지도 않았다고 예의를 지키고 가족은 화목했다고. 마티가 리얼리? 그러니까 항상 그런 건 아니고 합니다.
한편 매기 엄마는 무슨 일 있으면 털어 놓으라고 하고 매기는 무슨 일 있으면 당사자와 얘기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매기가 마티와의 관계가 틀어졌음을 암시하는 것 같은데요. 매기 아빠도 마티와 다를 거 없는 삶을 산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기가 좀 비뚤어진 어조로 남자들은 다 똑같다는 거냐고 물으니 엄마가 태도가 왜 이러냐고 합니다. 자기한테 화풀이는 하지 말라고. 전형적인 모녀간의 다툼.
장인은 이어서 꼰대질 사위한테 세상이 비뚤어지고 있다는 생각 안 드냐? 요즘 애들 꼴을 보라고. 시커먼 옷을 입고 얼굴엔 화장을 처 바르고 섹스 생각뿐이라고. 클린턴을 봐, 이러네요. 그러자 마티가 역사를 돌아보면 모든 노인이 똑같은 말을 했을 거예요. 그런데 노인은 죽고 세상은 여전히 돌아가죠. 그러니 장인은 어리둥절. 장인 역시 미국 남부의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보수적인 인물로 등장하는데요. 보수적 질서, 기독교적 윤리, 가부장제 가족 등 도덕적 외피 아래 숨겨진 구조적 악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뭐랄까 폭력이 자라는 문화의 토양을 제공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장면이 바뀌어 콜은 줄창 담배를 피우며 수사에 매진하고, 마티는 부부 싸움을 하네요. 별로 일을 열심히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엄청 고된 척 매기와 싸웁니다. 자기 합리화만 해대는 마티 입장에서 매기는 자기 연민에 빠져 징징거린다고 봅니다. 그러자 매기는 듣고 싶은 말만 듣는 버릇이 생겼다며 전에는 이렇게 비겁하지는 않았는데,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장모님도 너가 남편 기를 죽인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매기는 한숨만 쉬고 애들 보고 밥 먹으라고 하라는데, 마티는 아이들이 놀던 장난감을 보는데 살해 현장을 목도하는 피겨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콜이 나와 딸의 이야기를 합니다. 딸이 고통없이 가서 다행인 것 같다. 바로 의식을 잃었다고 의사가 말했다고. 아름다운 결말 아니냐고, 고통 없이 행복한 아이로 갔다며. 나중에 죽는 건 다르다고 압니다. 어른이 돼서 죽으면 불행을 알게 되는 거니...
존재하지 않던 영혼을 몸뚱아리 안에 밀어 넣는 게 얼마나 오만한 일이에요. 이 탈곡기 같은 몸에 생명을 욱여넣는다니 그러니 내 딸은 아버지가 되는 죄악을 내가 저지르지 않게 한 거예요.
이 대사가 참으로 절묘하게 와닿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탄생에 대한 윤리적 회의, 저는 태어난 것이 고맙지가 않거든요. 그래서 자식을 낳는 것도 거부했는데 그렇다고 삶이 고통스럽지는 않지만 살아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 막 천국 같고 천국을 가기 위해 노력하고 그러고 싶지는 않거든요. 매일 존재의 이유를 생각하며 깨달으면서 숙제를 하고 있는 기분입니다. 아무튼 이런 대사가 마음에 들어서 드라마가 재밌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수사대가 합류하는데 이들은 주술 범죄를 캐고 있고 정부 관계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전형적인 관료주의적인 사람들, 그러니 콜은 마음에 안 들어 여러모로 빈정댑니다. 상사는 마티와 콜을 불러서 얘기하는데, 콜 더러는 이제부터 의견이 있으면 속으로만 생각하라고 합니다. 아니면 마티에게 얘기하거나 입을 다물라고 합니다. 콜이 뭐라고 하니 우리 상사들은 너를 원치 않아 오로지 마티 덕분에 널아 같이 일하는 거라고 합니다. 마티가 너를 좋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지휘 체계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세간의 이목을 끄는 행동을 원한다며... 종교 범죄와 무관하다고 하는데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수사에 포커스를 맞추겠다는 거죠.
아무튼, 콜과 마티는 특별 수사관에 수사를 넘기고 싶어 하지 않고 2주간 시간을 벌게 됩니다. 그리고 말미에 교회를 찾고, 새떼들이 시체 등뒤에 새긴 나선형 모양을 보게 됩니다. 환영이 자주 보이는 것 같은데 이제는 다 사라졌다고 합니다. 약을 끊은 후. 그런데 환영이 보이면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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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그렇게 2화가 끝나갈 무렵 교회에서 환영도 보고 벽화도 발견하는데요, 그는 우주의 비밀스러운 진실을 주입받는 기분이었다고 했습니다. 보이는 것과 믿는 것 그리고 그 사이의 진실을 찾아 나서는 것은 차치하고 콜과 마티의 개인의 삶에 더 포커스가 맞춰진 흥미로운 회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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