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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 디텍티브 시즌 1] 에피소드 3 -The Locked Room 밀실 보면서 바로 리뷰

by media9 2025. 5. 27.

드라마보다 더 긴 드라마 리뷰 올립니다. 직관하면서 생각나는 것 등을 같이 쓰다 보니 길고 길답니다. 에피소드 3화는 밀실이란 주제로 다뤘는데 밀실보다 두 형사의 캐릭터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시스템 체제의 발견이 더 익숙하게 와 닿았습니다. 뭔가 스페이스 오딧세이 보는 것 같은 드라마, 장면장면 놓칠 부분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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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루 디텍티브 두 형사의 이질적인 성향

자통당이나 회복의 교회 같은 종교 집단에서 텐트 치고 설교하는 장면이 3화 첫 장면으로 등장합니다. 엘비스 프레슬리처럼 구레나룻 가득한 젊은 목사가 노인들을 선동, 아니 설교하고 있습니다. 마티가 말하길 신앙의 회복을 떠드는 전통적 부흥 교단이라고 합니다. 모자는 안쓰고 옆의 털만 기른 걸로 보아서 뭔가 유대교 짝퉁 느낌이 나네요. 그래서 찾아본구레나룻 파요트는 여기에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마티는 어떤 상황이든 신을 믿는 단체를 부정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콜은 달랐죠. 텐트 안에서 열광하는 신도들을 가리키며 마티에게 묻습니다.

텐트 밖에서 설교 듣고 있는 두 형사

여기 사람들 아이큐가 몇 일 거 같아? 그러자 마티가 역시 재수 없다며 텍사스 출신 주제에 어디서 잘난 척이냐고 합니다. 루이지애나와 텍사스 출신의 두 형사는 성향도 다르지만 지역 출신도 크게 작용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관련한 내용은 맨 아래 링크 타고 읽어 보세요. 아주 흥미롭습니다.
아무튼, 마티는 콜에게 너처럼 골방에만 갇혀서 이질적으로 살진 않는다고 사람들은 교제를 즐기고 공공선을 추구하며 산다고 합니다. 그러자 여기 모여서 동화나 지어내는 공동선이 무슨 소용이냐며 대구 합니다. 잠시 목사의 설교 말씀 듣고 가실까요?
목사는, 슬픔이 여러분을 이 상태에 가둔다고 마음은 믿음을 따르는데 그걸 못 따라간다고 이 자리에는 마음이 바른 분이 많이 보인다고 구걸을 하네요.
다시 마티가 콜에게 따집니다. 인간이 신앙이 없으면 어떻게 사냐고. 살인이 난무할 거라는 등. 그러자 콜이 말합니다. 지금과 똑같겠지. 대신 대놓고 살인을 하겠지. 마티는 말도 안 된다고 합니다. 불쉣 이러면서 살인과 방탕이 판을 칠 거라고 합니다. 
"바르게 사는 이유가 신의 보상을 바라서라면 그 인간은 결국 쓰레기야. 그런 인간들의 본성은 까발리는 게 나아."
마티는 틀리는 법 없는 쓰레기 감별사 나셨네,라고 하네요. 니 지금 들고 있는 노트가 십계명이라도 되냐고... 
콜이 일장 연설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인생이 대체 뭐길래? 한 데 모여 도무지 이론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늘어놔야 하루하루를 견딜 수 있는 거야? 자넨 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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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생의 덫 그리고 악의 체제

현재 시점에서 콜은 그때를 회상하면서 진술합니다. 사이비 목사에게 속은 신도들을 싸잡아 경멸하듯이,
저녁 사 먹을 돈을 소원 비는 우물에 던지는... 권위적인 인물에게 공포와 자기혐오 전이하기. 그게 카타르시스지. 목사의 설교는 신도들의 공포를 흡수해. 그래서 목사가 확신을 보일수록 설교가 통하지. 어떤 언어 인류학자들은 종교가 언어로 된 바이러스라고 해. 뇌 경로를 수정해서 비판적 사고를 무디게 한다.
마티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는 사람치고 지나치게 호들갑 떤다고... 말하네요.
도덕, 공공심 운운하는 마티는 행동부터 거칠기 짝이 없습니다. 콜에게 가운데 손가락까지 날립니다. 콜은 잠자코 있고요. 다시 형사 앞에서 진술하는 콜이 등장합니다. 
인생에는 덫이 있어요. 미래는 다르다고 유전자가 확신하죠. 다른 도시로 이사 가서 평생 갈 친구를 사귀고 사랑에 빠져 충만함을 느낄 거라 말하요. 개뿔, 완결감도 마찬가지예요. 엉망진창인 세상을 그렇게라도 이해해 보려는 거지만 충만감은 절대 오지 않아요. 죽기 전까지는 요. 완결감도 그 어떤 것도 완전히 끝나지 않죠.
목사는 딱 봐도 사기꾼처럼 보이는데, 신도들은 다들 말쑥한 차림을 하고, 특히 무릎 아래 원피스 스커트를 단정하게 차려입었고요. 남성들은 다소 루저 느낌이며 신도들은 전부다 백인 일색이었습니다. 형사들이 그에게 말을 거는 와중에도 여성 신도들이 그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목사 사모가 누굴 불러오겠다며 가는데 그녀 뒷모습을 힐끗 쳐다보는 변태 같은 디테일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여자를 밝힌다는 것이겠죠?
그리스도의 벗이란 개척 교회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8년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목회한 지는 20년 되었다고 하고요. 아놔 그런데 왜 자꾸 한국 회복의 교회 이런 게 떠오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착은 하지 않으면서 여기저기 떠돌면서 목회하러 다니는 그분들이 떠오르네요. 암튼, 이  목사는 그전에는 독립 복음주의 교회를 운영했다는데요. 빌리 리 터틀 목사님 밑에서 배터루지의 대학에 다녔다고 합니다. 잠시 찾아보고 오겠습니다.
오 찾아보니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극 중 빌리 리 터틀 목사는 종교 권력을 상징합니다. 물론 현존 인물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가상 인물로 보이는데요. 아무튼, 극 중에는 루이지애나 복음주의 체제의 상층부를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tv전도사, 기독교 사립학교, 종교 재단 교육위원회를 다 장악한 인물이며 겉보기에는 신실하고 부유한 목사지만 사탄적 종교의 은폐망으로 암시되는 인물입니다. 그러니까 종교적 외피를 쓴 시스템 권력 그 자체 인물입니다. 그리고 배턴루지 대학은 체제화된 교육 시설이지만 합법화된 악의 배경이 되는 곳입니다. 그렇기에 이 목사는 완전한 체제형 인간으로 시스템이 만들어 낸 악으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마티는 유니스 벽화는 누가 그렸냐고 물어봅니다.

3. 교회 분위기와 목사의 정체

드라마 첫 장면에서 불이 난 것은 이 교회에서의 불이었나 봅니다. 유니스에 교회를 운영하던 이 목사는 불에 타자 다른 지역에서 텐트를 치며 목회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벽화를 아이들이 그렸다고 합니다.
마티는 목사 사모 그리고 도라를 아는 사람과 그녀에 대해 물어봅니다. 무릎 아래의 꽃무늬 원피스를 입었는데요. 미국 남부 여성의 전형적인 스타일로 보입니다. 미국 남부 보수 복음주의 공동체에서 여성에게 기대되는 정숙, 복종, 공동체성의 시각적 표식임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여성들의 네크라인입니다. 네모난 러플이 있는 저 스타일은 전형적인 퓨리탄 스타일입니다. 필그림 네크라인이라고도 하며 신앙적 정숙함, 겸손, 복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복식 코드입니다. 이런 것까지 아주 디테일하게 드라마에서 담아내고 있네요. 퓨리탄 칼라에 관한 정보는 여기 참고하시고요.
도라의 친구라는 그녀는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눈치를 보는 듯하고요. 목사 사모가 왜 동행하는지는 알 것 같습니다. 도라가 키 큰 남자랑 왔다면서 누군지 아냐고 묻고 친구는 어떤 사이였는지는 모른다며 대답합니다. 키 큰 남자의 생김새를 말하는데 턱이 반질반질했다고 하고요. 그리고 그러는 동안 콜은 신도 중 전과 기록, 그것도 외설로 잡혀갔던 사람 신상을 파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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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극우의 냄새가 물씬

콜은 구부정한 자세의 신도 버트에게 다가갑니다. 공공장소 외설 행위를 지적하면서요. 정확히는 신도이면서 교회 허드렛일을 도와주는 사람 같은데 교회 가면 꼭 이런 분들이 계시죠. 목사는 무슨 일이냐고 묻고, 콜은 정황을 설명합니다. 한 여자가 살해되었고 살해 현장을 목사님이 있던 교회에 그려놨어요,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목사가 묻습니다. 강간도 당했나요? 콜이 그건 왜 묻느냐고 합니다. 그러더니 버트랑 단 둘이 얘기하면 그가 결백하다고 확신할 거라고 하네요.
터널 끝에는 빛이 있다고 기대하게 만드는 존재론적 착각 목사는 그걸 팔아먹죠.
정신과 의사랑 똑같다며 목사는 환상을 품게 하고 그게 미덕이라고 말해요. 그러면서 돈까지 받는다고. 대단한 특권 의식 아니에요? 이건 다 날 위한 거야. 그러면서 콜은 하늘을 봅니다. 나? 마치 영화 밀양이 떠올랐는데요. 밀양 영화에서는 전도연이 신은 왜 아무것도 안 하고 보고만 있냐는 듯한 제스처이고 콜은 뭔가 신을 조롱하는 것 같은 뉘앙스입니다. 콜의 오버액션이 심해지자 형사들은 잠깐 실례한다고 합니다. 형사들은 밖으로 나가고 콜은 쉴 새 없이 담배를 피웁니다.
그리고 캠핑카 안에서 콜은 버트를 고문하고, 버트가 아니라고 합니다. 버트는 앙골라에서 샤워하다 싸움을 말리다 면도칼에 고환을 다치고 제때 치료를 못 받아 성불능자가 되었나 봅니다. 흥분시켜 봤는데 바지에 오줌을 싸기만 했다고 다른 데를 알아보자고, 키 큰 남자나 찾아보자고 합니다. 도라 랭이 첫 피해자일리가 없다며.
마티와 콜이 돌아가는 길에 차가 도랑에 빠져 교인 남자들이 밀어서 해결해 주었는데요. 검은 셔츠를 입은 건장한 남자들을 보면서 극우의 냄새가 났습니다. 이탈리아 파시스트들을 보는 것 같았는데요. 청교도 윤리와 남부식 가부장제가 조화를 부조화스럽게 이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도 최근 이런 극우스러운 집단들이 출몰하는 상황인데요. 청교도는 경건을 강조하며 여성에게 복종, 정숙, 내면의 절제를 요구하고 남부 남자들은 전통적으로 총기, 가족 보호, 남성적 힘을 미덕으로 여기죠.
복음주의적 국가주의와 질서 우선주의가 현재 대한민국에도 그놈의 계몽령인지 뭔지 하는 무리들이 펼치고 있는 촌극이기도 합니다. 군대식 규율과 정치 보수주의 성역할 고정등 웃기고 앉아 있는데요.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바로 이 순간 대표적인 극우 집단 신남성연대의 수장이 마약 하다 잡혀갔다죠? 참으로 개탄스러운 현실입니다. 친윤의 대표적인 경찰 출신 이철규인가 하는 정치인은 아들과 며느리가 쌍으로 마약으로 잡혀 들어갔고요. 놀랍지도 않네요. 앗, 어제인가 자통당 전광훈 목사는 교회 직원들에게 원산폭격인지 뭔지 시키는 게 폭로되었고요. 극좌와 극우가 만나 공동정부를 만든다고 하질 않나. 나라가 아주 엉망진창입니다.
 


6. 수사의 방향 두 형사의 진짜 차이점

콜과 마티는 길에서 오줌을 눟고 허름한 글로서리에서 요기를 하고 수사 방향에 관해 얘기합니다. 마티는 범죄자 중심으로 추리려고 하고 콜은 문화와 연관이 있다면서 단서를 찾으려 하고요. 지난 5년 동안 수사를 찾아보자고 하니 마티가 그럴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콜에게 너는 너무 근시안적이야 시야가 좁으면 수사를 망쳐, 편견에 휩싸이면 증거를 왜곡한다며 너무 집착한다고 합니다.  그러자 콜이 또 마티를 건드립니다. 자네는 일 말고 다른 데 집착하잖아.  그러자 마티가 자긴 안 그런다며 균형을 맞추고 구분도 잘한다고 합니다. 콜이 또..
"죄책감을 모르는 사람들이 행복한 법이지."
마티는 또 한숨과 절레절레. 그러면서 우리 둘의 차이점이 뭔지 알아? 콜이 말합니다. 알지. 현실부정.
마티는 아랑곳 않고 말합니다. 자기는 이상과 현실을 구별할 줄 안다며, 콜 더러는 의심을 인정할 줄 모른다며 그게 진짜 현실부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둘은 얼굴에 흉터가 있는 키 큰 남자를 수사하기로 결정을 봅니다.
다시 현재 시점의 마티, 형사들은 콜이 못마땅한지 비난하는 어조로 묻습니다. 콜이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몰고 간 거 아니냐고 하니 마티는 그렇지 않다고 우린 단서를 쫓았을 뿐이라고 합니다. 콜의 연쇄살인 가설이 옳았다며.
 

6.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진실은 진실이다

장면이 바뀌어 마티의 집에 두 딸이 티브이를 보고 있고 매기는 집안일을 콜은 러닝 차림으로 일을 거들어 줍니다. 매기는 너 그렇게 살면 되겠니 변화를 줘봐 이러고요. 그러는 와중에 마티가 집에 들어오고 적잖이 당황합니다. 잔디를 누가 깎아 놓은 것을 보고요. 매기가 잔디 깎기 돌려주러 온 김에 콜이 잔디를 깎아 주었고요. 저녁 먹고 가자는데 마티가 못마땅, 콜이 눈치채고 집에 간다고 하고. 배웅해 준다고 하고 마티 화나고. 뭐가 문제냐고 콜이 묻고. 내 집 잔디 깎지 말라고 하고. 마티 참 심술궂은 인간이네요.
그리고 오드리가 학교에서 무슨 그림을 그렸나 봅니다. 메이시를 방으로 보내고 셋이 대화를 합니다. 오드리가 이상한 그림을 그린 것 같은데 대화가 먼저 나오고 나중에 보여주려나 봅니다. 그러나 충분히 예상되는 것이 2화에서 이미 오드리는 인형을 이상하게 배치해 놨었습니다. 오드리에게 왜 그런 그림을 그렸냐고 하니 여자애들이 좋아했다고 대답하는 아이. 아빠가 그런 그림을 그릴 생각을 했냐고 하니 다른 애들이 시켰다고 하고, 엄마는 그걸 보면 사람들 마음이 불편하다고 합니다. 불쾌한 그림이라고. 오드리는 잘못했다고 울고. 카메라는 농구 경기로 향합니다. 그러니까 아빠는 딸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경기에 몰두하다 갑자기 딸과 상담을 하게 된 상황이었거든요.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마티가 형사들한테 이렇게 말합니다. 아빠 노릇이 뭔지 압니까? 다른 사람을 책임져야 한다는 거라고 어떤 시점을 지나면 그 책임감이 헛구고가 된다고. 그리고 어머나 오드리가 남녀가 정사하는 불쾌한 그림을 그렸더라고요. 마티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매기는 갈증 증폭. 그리고 부부싸움이 시작되는데 마티가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쳐 울고 매기는 거기에 넘어가서 달래주고 꽁냥꽁냥하고 다시 관계 회복.
그리고 다시 장면이 바뀌고요. 마티와 콜은 범인 용의자를 찾아다니며 취조를 해댑니다. 마티는 자기도 취조를 잘하는데 콜은 더 잘했다고. 
다시 장면이 바뀌어 콜의 현재 모습, 형사들은 뭘 찾아보고 왔던 것인지 화색이 밝아져서는 콜에게 수사를 잘했던데 비결이 뭐냐고 묻습니다. 콜은 수사가 어려운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그냥 범인 입장에서 생각하면 된다고. 자기를 비우면 된다고. 집착과 열망은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여기서 일어나는 일에 솔직하면 돼요. 자신의 밀실 안에서.
형사들 다시 침울한 표정. 그리고 제가 여기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이건 인신공격이나 인격 모독 같은 것이 아니라 너무 의도적이란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진행 방식도 투박하고 특히 한 명은 오랑우탄처럼 생겼거든요. 형사 파파니아는 얼굴이 납작하고 눈두덩이 깊고 이마와 턱선이 돌출되어 있습니다. 길보도 어깨는 넓고 말이 적으며 침묵과 무표정으로 일관합니다. 외형적으로 진화가 덜 된 뭔가 직관과 감각으로 작동하는 존재라는 인상을 줍니다. 찾아보니 2012년 시점으로 미국의 사법체계, 경찰 문화, 수사의 방식을 대표하는 얼굴이었다고 합니다. 진실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닌 기록을 봉합하고 체계를 유지하려는 행정적 존재들로 그려진 의도가 명확히 드러납니다.
다시 콜의 수사 얘기, 그는 불면증을 수사에 잘 써먹었다고 합니다. 아주 워커홀릭 제대로... 수많은 인생의 최후를 보았답니다.  인간은 자신이 꼭두각시인 줄 모른다고 줄이 끊어지면 꼭두각시는 곤두박칠 친다고. 개인적으로 콜의 불면은 불멸과 연결된다고 봅니다. 자살할 수도 없는 비극적 불멸 상태를 불면으로 본 것 같습니다.

7. 소개팅 그리고 밀폐

제니퍼를 소개받은 콜. 늦게 온 것을 두고 마티가 걸어왔느냐고 묻고. 넷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저런 얘기. 이상해도 저리 이상하 줄이야. 색을 맛볼 수 있다고 하니, 제니퍼가 콜에게 공감각이 뭐냐고 묻습니다. 시냅스 수용체와 자극제가 일치하지 않는 현상이라며 염기성 색깔이나 금속에 의해 일종의 과민반응이 일어나 한 감각이 다른 감각을 자극하는 거라고. 어떤 색을 보면 그 맛이 느껴질 때가 있고 촉각이나 향에서 소리가 날 때도 있다고.
대화 중 마티는 자리를 뜨고 내연녀를 만나고 말았네요. 매기가 마티에게 가서 여기 술 마시러 온 거 아니라고 하고 넷은 춤을 춥니다. 마티는 내연녀를 힐끗거리며 쳐다보고요. 콜은 되게 어색한 포즈로 춤을 춥니다. 왜 이렇게 어색하고 엉성한 포즈를 취하나 했더니만 뻣뻣하고 기계적인 그의 자세는 리듬감이나 분위기를 모르는, 그러니까 신체적 유희를 전혀 수행할 수 없는 인간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합니다. 코믹한 동시에 비극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콜의 현재 진술 중 대화
"모든 인간은 자기가 욕구의 집합체 이상이라고 믿으며 죽어가죠. 무의미한 회전. 지친 영혼, 욕망과 무지의 충돌 취조에 관해 물어봤죠?"
콜이 알루미늄 캔을 가위로 자르고 뭘 만들면서 얘기를 이어갑니다. 뭘 만들고 있는 건지... 콜은 범인인지 아닌지는 10분 안에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마티는 콜이 기록을 뒤지는데 몇 주를 매달린다고 전생에 개였나 봐요 이러니, 형사가 무슨 개냐고 묻고, 마티가 사냥개처럼 집요하다고요. 하면서 요즘에는 무슨 말을 못 한다고 지저스 합니다. 그런데 참 마치는 이중적인 인간 유형으로 나옵니다. 콜은 그렇게 자기 일에 미쳐 자기 정체성을 찾는 모양인데 인간관계는 중요하다며,  인간 관계는 규칙을 만들고 규칙은 삶에 형태를 부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장면이 바뀌어 난폭하게 운전하고 내연녀의 집에 들어가서 내연녀와 함께 있는 남자의 목을 조르고 난동을 부립니다. 완전 언행불일치로다. 그리고 다시 현재 시점으로 와서 울타리가 있으면 좋거든요 합니다. 
소개팅 후 콜은 혼자 집에 들어와 사건을 살피고 있었고 마티는 내연녀 집에 가서 개 같은 짓을 하고 있었고요. 그 와중에 매기가 콜에게 전화합니다. 아무래도 매기는 콜이 좋은 건지 어쩐 건지. 신경 쓰는 티가 나네요. 콜은 마티가 곧 올 거라고 잘 자라고 합니다. 단호박남. 
마틴 하트라는 인물은 겉으로는 가장 평범하고 합리적인 남자지만, 그 내면은 이중성, 감정적 유약함, 윤리적 비겁함으로 가득 찬, 미국 남부 백인 남성의 전형적인 자화상이자 체제의 얼굴입니다. 그런 마티가  콜에게 모순되게도 종속되며, 그의 방식에 순응하고, 심지어 ‘일적으로는 최고’라고 인정하는 태도는 매우 흥미로운 내적 역설이며, 바로 이 점이 이 드라마를 단순한 버디물 이상의 ‘도덕적 충돌극’으로 끌어올리는 핵심축이라고 봅니다. 마티는 감정적 지배를 원하고 콜은 지적 지배를 실현하는 거죠.
그래서인지 항상 보면 결과적으로 콜을 인정하고 그를 두둔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앞에서는 시큰둥 회사에서는 전적으로 협조. 범죄 용의자를 찾아 나서며 마티는 콜에게 묻습니다. 남자가 두 여자를 사랑할 수 있냐고 물으니 콜은 남자는 사랑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마티는 또 묻습니다. 나쁜 남자라고 생각한 적 있느냐고. 그런 적 없어. 세상엔 나쁜 놈도 필요하다며, 다른 나쁜 놈들을 막잖아. 하네요. 신박.
그리고 유독 길 위를 달리는 씬이 자주 등장하는 이 드라마, 정체성을 묻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콜은 연쇄 살인이라 믿고 원형이 된 살해자이 조부를 찾아서 묻습니다. 할아버지는 손녀딸이 허리케인 앤드류로 인해 익사한 줄 알고 있었고요. 손녀가 정부에서 보낸 애드빌 학교에 다녔다고 합니다. 빛의 길이었나, 아무튼, 증거를 모으는데 손녀의 소지품이 있느냐고 했는데 조부는 상자에 다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마티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 감정 없어 보이는데 손녀의 소지품은 왜 모아 둔 건가? 하면서 말입니다. 마티가 정말 몰라서 묻는 건가 싶었는데요. 그냥 회피인 거겠죠?
이건 애도되지 않은 비극, 그러니까 미결 상태로 남겨진 상실을 의미하는 겁니다. 무심하고 관심 없는 말투지만 조부는 일에만 몰두하고 손녀에 대한 측은하고 상실된 슬픔은 묻어둔 거죠. 저는 이게 더 슬프더라고요.
그리고 리앤의 남자 친구 레지 르두가 범인이란 단서가 잡히고 범인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마티는 현재 시점의 형사들을 보며 총격전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으니 없다고 하고 그러면 내 말을 어떻게 이해하겠느냐고 하고요.
콜은 사건 현장을 얘기하는 것인지 베트남 전쟁이 생각났다고 하더니, 이런 말을 합니다. 시체 사진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면 느끼는 게 있다고. 죽음을 반긴다는 거였습니다. 싸우지 않고 죽음을 환영한다고. 저항하지 않고 죽음은 마치 안식 같았다고 하는데요. 이 세상이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인데. 죽음을 앞두고 비로소 깨달은 겁니다. 밀실 안에서 꾸는 꿈. 자신이 사람이라는 꿈. 그리고 대부분의 꿈처럼 마지막에는 괴물이 나와요. 그렇게 알루미늄 캔으로 사람을 완성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는 빤스만 입은 괴물이 등장하면서 끝이 납니다.

마무리

에피소드 3화에서 밀실은 단지 사건이 벌어진 장소가 아니라, 인물 각자가 갇혀 있는 심리적 공간, 혹은 사건 자체가 은폐되고, 목격되지 않으며, 이해받지 못하는 사회 구조의 비유입니다. 악이 단일 인물이 아닌, 구조의 일부라는 점을 처음으로 암시하는 에피소드이며,
‘신 없는 세계에서의 윤리’라는 드라마의 핵심 질문이 철학적 언어와 시각적 암시를 통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는 지점
입니다. 다음 회차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이 드라마 강추 강추.

루이지애나와 텍사스의 경쟁의식이 생긴 이유는 여기에서 다뤘으니 참고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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