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든 미디어 리뷰

명품 막장 드라마 돈꽃 추천

by media9 2021. 7. 8.

 

막장 스토리를 이렇게 막장 아니게 맛깔스럽고 멋지고 고급스럽게 표현한 드라마가 있었다니. 바로 2017년 MBC에서 방영한 드라마 돈꽃입니다. 당시에는 보질 못하고 이제서 봤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꿀잼 질주했다는요. 이렇게 간만에 다음 회차가 궁금한 경우는 드물었던 것 같아요. 일단 드라마가 스토리 위주이다 보니 사건 전개가 아주 흥미진진합니다.

 

 

 

드라마 작가와 피디가 여자 작가이던데요. 여성 특유의 섬세한 묘사가 두드러진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스토리상 조금 애매거시기한 부분도 있긴 했는데요. 이미숙이 아들뻘인 장혁과 뭔가 묘한 섹슈얼한 분위기를 풍기는 장면 등에서는 괴리감이 든다고나 할까요? 아무리봐도 정황상, 상황상 둘이 그런 분위기를 풍길 수가 없는 내용이거든요.

 

 

 

 

 

극중 장혁은 복수를 위해 이미숙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 게 최종 목적이고, 이미숙은 아들의 성공을 위해 장혁을 심복처럼 부리며 철저히 이용하는 캐릭터라서 말입니다. 게다가 아들의 친부가 주변을 맴돌고 있기 때문에 절대 섹시한 분위기는 연출할 수 없음에도 막간의 묘미를 위함인지 그런 장면들이 종종 나옵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그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아니었고요. 시청자의 상상에 맡기는, 하지만 제대로 보면 그렇게 상상할 수도, 그래서도 안되는데도 분위기가 그랬다는 겁니다.

 

 

 

 

 

 

드라마 돈꽃은 순혈주의만 고집해서 장자한테만 상속하려는 할아버지 이순재의 뒤통수를 제대로 때리는 걸로 귀결되는 이야기인데요. 장혁의 인생작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역대급 멋지고 절제된 연기를 보여준 작품이 아닌가 싶었어요. 정말 장면 하나하나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했다는 느낌이 들었고요. 보통 이런 드라마는 여배우들이 더 돋보이기 마련인데, 특히 젊은 연기자가 주목받고 중심이 되지만 이 드라마는 젊은 연기자들은 다 쩌리 만들고 오로지 원숙미 절절 끓은 이미숙과 중년 남성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준 장혁 투톱이 빛난 드라마라고 확신합니다.

 

 

 

이미숙은 초럭셔리 재벌 사모 연기를 완벽 빙의하듯, 스타일부터 말투 표정, 메이크업 모든 면에서 삼위일체를 보여 준 퍼펙트한 이미지 그 자체였습니다. 이후 그 어떤 재벌 사모 연기도 그녀 만큼 스타일까지 완벽하게 할 사람이 없을 것 같을 정도로 아주 매력적이고 멋있었습니다. 물론 막판에 돈 연기를 할 때는 좀 안어울리고 어설프긴 했지만요. 시종일관 너무 매력적이어서 다 캡쳐하고 싶었다는. 그래서 돈꽃에서의 이미숙 이미지를 서치해봤는데 생각보다 많이 없어서 아쉬었답니다. 

 

이분이 이명희 드라마 작가 같은데요. 특별히 인상적인 작품도 없고 많이 집필하진 않으신 것 같은데 돈꽃 하나로도 인생 과업 다 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드는 대사들이 많았습니다. 다소 철학적이고 억지스럽다거나 개연성이 좀 거시기한 부분도 있었지만 막장 장르라고 봤을 때는 이보다 더 훌륭한 명품 막장도 없는 것 같다는요. 한국 드라마 작가들 정말 글 잘 쓰는 것 같아요.

 

 

 

 

아무튼 심심한 데 뭐 볼거 없나 싶으신 분들. 너무 여자여자하지 않으면서 기업 드라마 좋아하는 분들에게 강추합니다. 드라마가 막 여성적이거나 남성적인 느낌으로 치우치는 거 없이 다소 건조한 듯 전적으로 스토리가 흥미진진해서 좋아하게 된 그런 류입니다. 배우들도 한결같이 어디 거슬리는데 없이 연기도 잘했고요. 스토리 위주로 보는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꿀잼으로 보실 수 있을 듯. 그리고 트렌디한 드라마가 아니어서 촌스럽거나 그런 느낌도 없었다는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