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7기는 보기도 불편하고 재미도 없고 뭔가 제작진들이 이상세계를 꿈꾸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피디가 원하는 세상은 현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루어질 수가 없어요. 한국처럼 인적 자원이 최고라고 몰빵한 세상에서 북유럽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처럼 격차 없이 사랑이 이루어질 것 같습니까? 영철이 옥순과 이어지려면 영철이 서울대 나온 환경공무원이거나 공유처럼 생기거나 뭔가 대체할 압도적인 매력이 넘쳐야 한다고요. 시골쥐와 서울쥐는 절대 섞일 수가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 회차였습니다.
다양한 것 같으면서도 뻔한 직업군
늙으나 젊으나 나는 솔로에 등장한 사람들의 직업군을 보면 다양한 것 같으면서도 획일화된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it 업계 종사자 아니면 학원 강사 아니면 공무원, 엔지니어, 국악 전공자 등 좀 뻔한 가운데 이번에는 마흔 넘은 솔로들 특집을 보여줬네요. 역대급으로 루즈하면서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지
마흔 넘은 솔로들을 모아 놨다지만, 난 제작진의 이런 조합이 진짜 이해가 안 갑디다. 피디는 뭔가 이상적인 국가를 꿈꾸는 모양입니다. 혹시 공산주의가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요. 고스펙의 최고 셀피쉬한 성격의 광수와 보잘것없이 성실하고 부지런한 이상주의 영철의 극단적인 모습으로 뭘 실험하려고 했던 걸까요? 절대 어울릴 수 없는 부류를 피디는 자신의 실험실에 모아 놓고 관찰하려고 했던 걸까요? 광수의 세계에선 광수만의 빛이 있고 영철의 세계에서는 영철만의 매력이 빛났을 텐데 이렇게 한 곳에 모아 놓으니 둘 다 우스워 보였다고나 할까요?
7기는 광수와 영철만 우스워보였던 것은 아닙니다. 다들 너무 한결같이 이상했죠. 제작진은 나는 솔로로 90년대 시트콤 프렌즈를 찍고 싶었던 걸까요?
모태 솔로 옥순을 위한 프로
나이 마흔의 옥순은 역대급 스펙과 화려한 미모로 마지막까지 남자 셋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그동안의 과정은 깡그리 무시하고 찐따 같은 남자 셋이 옥순을 선택하더군요. 결국 나이, 스펙 이런 거 다 상관없이 여자는 예쁘면 장땡인 것입니다. 옥순이 모태 솔로라는 신비로움과 엄청난 미인이라는 점이 모든 남자를 설레게 했을 거라고 짐작은 됩니다. 더군다나 그녀와 비교 대상이 될 만한 여성들이 하나도 없었잖아요. 그렇게 독보적인 옥순이었지만 사람들이 옥순을 잘못 본 것이죠.
옥순은 남자를 못 사귄게 아닌 안 사귄 겁니다. 옥순은 순진한 것도 순수한 것도 아닌 엄청나게 이성적이고 냉철하며 속물 기질이 다분한 눈이 하늘 끝에 닿아 있는 사람입니다. 호감을 보이는 기준은 럭셔리함에 있습니다. 그녀가 픽한 사진을 봐도, 영식과 데이트를 하면서 묻는 질문에도 재력과 스펙을 확실히 기준에 두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그리고 영철에게는 확실히 선을 긋는 게 보이죠. 무엇보다 옥순의 엄마는 옥순이 영철과 데이트한 순간순간을 원망했으리라 봅니다. 어떻게 키운 딸인데 환경미화원이랑 갖다 붙이냐며 말이죠.
하지만 영철의 직업을 비하하거나 그를 후지게 평가할 생각은 없습니다. 옥순은 영철의 배경과 직업을 사랑할 만큼 순수한 여성이 아니라는 점을 각인해주고 싶을 뿐입니다. 옥순은 죽었다 깨어나도 영철같은 사람을 좋아할 리 없는데 대체 영철은 무슨 자신감으로 그녀에게 들이댄 걸까요? 그리고 영철은 감성 풍부하고 자기만의 확고한 스타일이 있는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분인데 자신과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가 따로 있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항상 느끼는 거지만 태권도를 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사는 이상한 경향이 있어 보이네요.
피디가 좀 변태스럽다고 느껴지는 것이 꼭 럭셔리 아파트 옆에 임대 아파트를 지으려고 하는 그 좌파식 마인드가 진짜 별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 멀쩡한 사람을 동물원 원숭이를 만들어 놓고 마치 박원순식 가난 체험하는 기분이 들게 만드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못 사는 동네 벽에 그림 그려 놓고 외지 사람들 구경하게 만들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척, 걱정하는 척, 함께 나누는 척, 친한 척 더불어 같이 사는 척 이런 가식적인 마인드 정말 싫습니다.
영호 순자
프로그램에서는 커플이 안 되었지만 끝난 후 연인이 되어 현재까지도 잘 교제를 하고 있다고 하는 영호와 순자는 정말 끼리끼리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순자는 매우 솔직하고, 나름 히스테릭한 면도 있어 보였지만 개성있고 위트 있고 자신감도 넘쳐 보였고요. 영호도 마찬가지였고요. 세상 특이한 사람들이 짝이 되었는데요. 막판에 영호는 대체 왜 옥순을 선택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그런 영호를 픽한 순자도 이해가 안 갔는데요.
순자의 첫 인상은 정말 별로였습니다. 자신에게 부여된 이름부터 이순자 여사 생각나서 싫다고 하였는데요. 그럼 정숙은 김정숙 생각이 나서 좋아했으려나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왜 하는지 그리고 했어도 제작진이 알아서 편집을 했어야지 그걸 넣었다는 것은 제작진의 정치색이 드러나는 것 아닌가요?
영숙
7기 영숙은 직업적 메리트보다 외모보다 성격이 제일 괜찮아 보였습니다. 변호사치고 말을 잘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뭔가 직업이 되게 멋있어 보인다는 생각도 별로 들지 않았는데요. 요즘 변호사를 프로페셔널한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은데 그녀는 그게 자신의 엄청난 타이틀처럼 자부심을 갖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직업에 힘이 들어갔는데 자동차는 투싼을 타는 것을 보고 돈을 진짜 많이 버나 싶은 생각이 잠깐 들긴 했습니다.
성우 정숙
첫인상에 4표를 받은 정숙을 보면서 시청자 입장에서 엄청 놀랐습니다. 실물과 화면발이 다른 가? 한국 남성들은 거의 예외없이 순하고 웃상의 이미지에 호감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 라면 먹고 가실래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할 것 같은 묘한 분위기의 이미지 소유자였는데요. 촬영 후 경수와 3개월 정도 사귀다 끝이 났나 보네요.
전체적으로 40대 솔로편을 보면서 여성은 그렇다고 쳐도 남성들은 왜 결혼을 못했는지 너무 확연하게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이리저리 간 보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살고, 눈치 없고, 외형적 매력도 재력도 이래저래 부실하단 느낌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일단 역대급으로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었는데요. 제작진이 자꾸 영철로 인해서 감동을 주려는 이상한 짓을 한 게 좀 마음에 안 들더라고요.
결론은 제작진이 마치 무슨 영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로맨스를 만들어 보려고 가이드를 짠 것 같은데요. 현실은 전혀 그렇게 될 수 없고 끼리끼리 만나서 사는 것이 진리라는 것을 잘 알고 감안해서 팀 구성을 하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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