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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건 죄가 아니지만 보바리 부인은 죄가 있어 보임

by media9 2023. 11. 20.

영화 보바리 부인을 보면서 그녀가 줄창 주장하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죄는 아니잖아요라고 반문하는 것에 깊이 고민이  시간이었습니다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그녀의 행동 방식은 그저 속물 근성으로 밖에 보이지 않더라고요보바리 부인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보다 신분 상승 욕구가  컸던 것으로 보이며 진정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한 사람은 남편 샤를 보바리였습니다적어도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고요여자는 자살을 택했지만  역시 무책임했고 일말의 동정심은 들지 않았습니다.

 

 

 


마담 보바리 배경

 

 

 

 

1949년 빈센트 미넬리 감독의 마담 보바리는 귀스타프 플로베르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봤는데 영화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영화보다 소설 얘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은데요. 1856년 발행된 마담 보바리 소설은 실제로 있던 개업의사 드라마르의 아내인 델피느의 자살 사건을 바탕으로 5년 동안 완성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보바리 부인 줄거리

 

 

영화는 특정한 기교없이 소설을 읽어주듯 진행됩니다. 하지만 첫 장면은 플로베르가 법정에 서서 질책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극중 초반 플로베르는 보바리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대중이 난동에 가까운 소리를 지릅니다. 플로베르는 그렇게 보바리 부인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보바리 부인은 가난한 농부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으나 패션 잡지를 보고 스크랩하면서 아름다운 장면을 벽에 붙이곤 하였고 소설 속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며 성장합니다. 그녀는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수녀원에 다녔습니다. 수녀원에 다녀도 조숙하거나 절제된 삶은 전혀 배우지 못하고 오히려 사치스럽고 화려한 속물 근성만 키워갑니다.

그러다 아버지 다리가 아파서 의사가 왕진을 오는데 보바리는 자신의 인생에서 점프할 첫 번째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최대한 아름답고 화려한 옷을 입고 음식을 하면서 의사를 맞이합니다. 시골의 허름하고 가난한 집안 사람들에게 익숙했던 샤를 보바리는 아름답고 교양있어 보이는 엠마를 보고 사랑에 빠집니다. 책과는 다소 전개가 다를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비슷하니 그러려니 하면 될 것 같고요. 아무튼, 샤를 보바리는 야망은 적고 성실하고 착한데다 엠마를 진심으로 너무 사랑하는 티가 났습니다. 하지만 샤를은 생각보다 돈이 많지 않았지만 엠마에게는 당장 그에게 시집가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한 상황이었습니다. 일단 의사와 결혼하여서 농부의 딸에서 나름 신분이 조금 상승했다고 봐야겠죠.

 

 

 

샤를은 욘빌이란 작은 마을에서 겨우 신혼집을 구합니다. 엠마는 괜찮다고 하였지만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언제나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는 그녀는 어찌되었든 현재 상황에 최선을 다해 보려고 합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집을 예쁘게 꾸며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잡화상인지 상점으로 가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잔뜩 골랐지만 막상 그녀에게는 돈이 없었고 너무 비싸서 당황합니다. 그러자 상점 주인은 비밀리에 그녀에게 외상을 해주고요. 

매사 싫증을 빨리 느끼는 엠마는 인생에 낙이 없었고 그나마 상점에 직원으로 있던 잘생긴 레옹 썸을 타는 낙으로 살았지만 결정적으로 바람이 날려는 찰나에 그의 엄마가 둘 사이를 떼어놓고 그는 파리로 공부하러 갑니다. 엠마는 타고난 끼를 주체하지 못했고 후작의 집에 초대받길 원하는데 여의치 않자 공허함을 임신으로 달래려고 합니다. 아들을 낳아 아들에게 대리 만족을 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는데요.

그녀는 딸을 낳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딸은 거들떠도 안 보았고 그런 그녀에게 헌신하면서 후작에게 초대를 받았다면서 남편 샤를에 엠마에게 알려줍니다. 그러자 엠마는 없던 활기가 돌아왔고 파티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저택에 가기 전에 샤를은 당신은 농부의 딸이고 나는 무능한 의사야 귀족들이 우리를 무시할거야, 라며 우려했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물만난 고기처럼 신이 나서 춤을 추고 끼를 부렸고 드디어 거기서 자유로운 바람둥이 귀족 루이와 사랑에 빠집니다.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은 그녀를 사랑할 뿐이었고요. 끝내는 둘이 야반도주하려했으나 루이는 그녀를 감당하지 못해 혼자 이탈리아로 떠났습니다. 그녀는 거의 1년 동안 식음을 전폐하면서 집 밖에 나오질 않았는데요. 그러다 추스리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했습니다. 남편과 허름한 호텔을 잡고 오페라 구경을 가다가 레옹을 우연히 만났는데요. 그는 변호사가 되었다고 뻥을 쳤고 엠마는 레옹과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다 고리대금 업자가 그녀에게 빚을 갚으라고 재촉하고 만오천 프랑이 없던 그녀는 레옹에게 부탁하지만 자신은 개털이고 변호사도 아니라고 하고요. 루이 백작인지 후작인지한테고 찾아갔으나 그도 돈이 없다고 합니다. 엠마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은촛대를 가리키며 니가 돈이 없다고? 하면서 어이없어 합니다. 

아무리 양심없이 이 남자 저 남자를 만나고 다녔지만 착한 남편에게 피해를 주고 싶진 않았나 봅니다. 결국 엠마는 옆집 약사 연구실에 들어가 비소를 찾아 삼킵니다. 엠마는 죽기 전까지 이렇게 말합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한 게 죄는 아니잖아요? 엠마가 죽고 샤를 보바리는 파산하여 딸을 데리고 고향으로 터덜터덜 가는 장면이 보이고 상황을 서술한 플로베르에게는 무죄를 선언하면서 금서 조치를 해제합니다. 

 

마담 보바리 개인적인 생각

 

 

영화 마담 보바리를 보면서 감탄했던 것은 어쩌면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속물 근성은 변함이 없구나, 였습니다. 오늘날 속물적인 여성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는 것과 같아서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요. 책은 안 읽어서 모르겠으나 영화를 본 느낌은, 그녀가 단순히 쾌락이나 이성만 밝히는 여성이라기 보다는 그저 좋은 집에서 예쁘고 화려하게 살고 싶은 욕망이 더 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몇 번이나 그녀는 말합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한게 죄는 아니잖냐고요. 아름다움을 추구한 것이 죄는 아니지만 그녀는 너무나 주제넘는 행동을 했고 너무나 자기 밖에 몰랐던 거죠.

특히나 딸에 대한 모성애가 조금도 없는 모습을 보면서 일말의 동정심도 들지 않더라고요. 두 번째는 세상에 저렇게 아내를 사랑하는 남자가 또 있을까 였습니다. 아내의 불륜과 공허를 모르지 않으면서 이해하고 채워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까지 갖는 것 같던데요. 아름다움을 추구한 것이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오로지 샤를 보바르에게만 해당하는 것 같았습니다. 보바리 부인은 말만 그렇게 할 뿐 아름다움을 추구한 것이 아닌 소유하고 그릇된 행동을 했지만 샤를 보바리는 진정으로 아름다운 엠마를 사랑하고 그녀의 모든 것을 인정하고 추구하고 추앙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딸도 지극하고 극진하게 사랑하는 게 느껴졌고요. 세상에 그런 남자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였는데요. 조만간 소설도 읽어 보면서 영화와 어떻게 느낌이 다른지 비교해 봐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지 않고 영화를 먼저 본 입장에서는 매우 매우 재밌게 봤습니다. 굉장히 직관적으로 흐르는 테마 음악도 그렇고 큰 반전없이 진행되는 줄거리지만 진부하지 않고 흥미로운 얘기를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뭔가 과장된 연기 스타일도 보였겠으나 여주인공이 예쁜 것보다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솔직히 예쁜 건 모르겠더라고요. 그녀의 화려한 드레스는 아름다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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