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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스튜어트와 그레이스 켈리의 영화 이창 리뷰

by media9 2023. 11. 18.

영화 이창은 다른 집 창문 안을 들여다보는 재미에 빠진 남자 주인공이 결국에는 살인범을 잡아낸다는 내용입니다. 뭐랄까 관음주의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는 분위기가 고조되다가 안 봤으면 어쩔뻔했어,라는 반전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일단 공포 영화인 것 같지만 절대 공포 영화는 아니라는 점.

 

 

 


이창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1954년 개봉한 영화 이창은 제임스 스튜어트와 그레이스 켈리 주연의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입니다.  히치콕 영화는 현기증에 이어 두 번째로 본 것인데 서스펜스 장르의 대가라고 하지만 장난기도 가득한 감독 같습니다. 그가 추구하는 것이 현실 속의 부조리함을 포함하여 무작위적이면서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뭐 그런 게 있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듭니다. 

 

영화를 보면서 시종일관 들었던 생각은 그레이스 켈리가 너무 예쁘고 옷도 너무 예쁘다였고 맞은편 이웃집을 관찰하는 제프는 무기력한 관종 혹은 관객이 될 수 있고 일상 속의 나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1950년대이지만 21세기 현대인 아니 그보다 더 한국인의 공동 주택 안에서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건너편 아파트 창문 너머를 훔쳐봤던 동질감도 느껴지고요.

 

 

그리고 관찰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이웃들의 삶은 지극히 사사롭기 때문에 함부로 뭐라 할 자격이 없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되고요. 개인적인 공간에서 도덕적 윤리적 잣대를 대고 지적할 필요는 전혀 없어 보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감독은 이렇게 일상적인 군상과 개인의 호기심은 별도로 치명적인 범죄 상황을 목도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래? 하는 질문을 던져주는 것 같았습니다. 

마치 이런 거죠. 히치콕 감독은 일상을 관찰하면서 깨닫고 표현하는 직업이고 그런 시시하면서 유희적인 일을 하는 것 같지만 때론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뭐 이런 거? 내가 좀 개념이 없어도 의미는 찾을 줄 알아. 이런 성향을 내포한 것 같기도 하고요. 영화 이창에 대한 일관적인 비평이 이미 너무 많이 쌓여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그랬습니다. 히치콕 감독은 의문을 제시하고 자기 자신은 이렇게 해결한다, 내가 이래서 그렇게 한 거다,라는 암시를 주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영화 이창 등장인물 특징

 

제프의 특징:

안 본 눈보다는 본 눈이 더 많을 것 같긴 하지만 기록을 남기고 기억하는 차원에서 생각나는대로 적어 두겠습니다. 잡지사 기자, 보다 정확히는 취재 기자보다는 촬영 기자 같아 보이는 남자 주인공 제프는 한쪽 다리를 다쳐서 자신의 아파트에서 꼼짝달싹 못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휠체어에 앉아 지내다 맞은편 창안으로 보이는 이웃들의 삶을 관찰하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그에게는 색다른 경험이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 기자였기에 다른 이면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고 살았을 확률이 높을 겁니다. 사진이란 것이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고 보이는 대로만 찍는 법이니까요.

그런데 다리를 움직일 수 없게 되니 보다 다른 면, 다른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제프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웃들의 다양한 모습에 빠져 지냈고 그러다보니 여자 친구에 대한 감흥도 없어 보입니다.

 

 

간병인 캐릭터:

간병인 아줌마가 매일 일정한 시간에 방문하여 약간의 잔소리와 제프를 챙겨주고 갑니다. 스텔라는 제프의 엄마까지는 아니고 고모 정도로 보이던데요. 제프의 관음증을 지적하며 너 그러다 징역 산다라고 말하면서도 나중에는 사건을 함께 파헤치는 주역이 됩니다. 스텔라는 지식이 많기보다는 지혜로 무장한 사람인데요. 자신만의 통찰력으로 예리함을 자랑합니다. 그 연령대 특유의 노련함을 엿볼 수 있지만 의외로 자신의 경험에 의존한 편견에 갇혀 헛다리 짚는 경우도 많다고 봐야겠죠. 게다가 자기 고집도 강해서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랄까요? 그런데도 제프는 스텔라에게 군소리 한 번을 못합니다. 딱히 불만이 있는 것 같지도 않지만 성격이 우유부단한 방관주의 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리사 그레이스 켈리:

제프의 애인으로 나오는 리사는 작은 아파트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과하게 사치스럽고 화려하고 속물적인 여성입니다. 그런데도 스텔라는 리사 만한 여자가 없다고 하였는데 왜그랬는지는 모르겠네요. 아무튼, 리사는 패션지 에디터인 듯합니다. 제프와 결혼하고 싶어 하고 누릴 것은 다 누리고 살고 싶어 합니다. 제프는 그녀와 성향이 맞지도 않는 데다 그녀의 사치를 충족시켜 줄 자신도 없는 것 같아 보입니다. 제프가 매사 열정이 없다고 느껴지는 것이 누구라도 반할 완벽한 리사를 두고서 다른 집 창 속만 구경하느라 다소 귀찮아하는 것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리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출장 요리사를 불러 킹크랩을 먹고, 엄청나게 멋진 패션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맞은편 제프가 의심하는 이웃집 남자에 같이 흥미를 느끼면서 누구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멋진 옷을 입고도 사다리를 타고 제프가 시키는 대로 다 하고 알고보니 가방 안에는 50센트 밖에 없는 그런 모습에 제프는 더 사랑을 느낀 것 같더라고요. 뭐랄까 비로소 자신의 수준에 맞는 짝이란 걸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도도하고 새침하기만 한 줄 알았는데 착한 푼수 느낌 있잖아요. 그레이스 켈리가 딱 그런 캐릭터로 나옵니다.

 

 

그런데다 위험을 감수하고 제프가 시키는대로 편지도 놓고 오고 들키지 않게 잘 피하는 모습이며, 스텔라 아줌마랑 땅 파는 데 같이 가다 급기야 남자 집까지 사다리를 타고 올라 뒤적이더니 결혼반지를 기어이 찾아내고야 마는 과단성이 제프와는 정말 대조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다 자기 여자 친구가 위험에 처했는데도 아랫집 아줌마가 독약을 먹는지 아는지 관찰하느라 타이밍 놓치고, 리사는 연신 제프를 외치며 살려달라고 하는데도 경찰한테 신고 전화만 하였지 창밖으로 소리조차 지를 줄 모르는 우유부단함에 지질함의 전형을 보이더라고요. 

 

제프는 계속 의심을 하면서 탐정 친구에게 조사를 부탁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알리바이 확실하다며 제프를 무시했었죠. 그런데 늙은 스텔라와 젊은 리사와 제프 셋이 의심에 일리가 있다고 보고 범인을 잡아낸 겁니다. 탐정은 여자들때문에 그르친 게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하였지만요. 제프는 여자 둘 때문에 범인을 잡을 수 있던 거죠. 이런 것도 약간 구시대 신세대적 발상 전환 같은 시대정신을 좀 반영하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뭔가 여자들이 행동대장처럼 발 빠르게 임무 수행을 하였으니까요.

 

 

어쨌거나 제프가 의심하는 남자는 아내를 죽인 살해범이 맞았고요. 심지어 윗집의 개마저 죽여버리는 잔인한 살인범이었던 겁니다. 사건이 일단락되고 리사는 제프의 집에 사는 것처럼 혹은 집안의 분위기를 주도한 것처럼 외유내강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았고요. 제프는 다른 한쪽 다리도 다쳐서 양발에 기브스를 해야 했고요. 아, 중간에 범인과 사투를 벌인 씬에서는 그가 최대한의 방어를 하기 위해 남자에게 카메라 프레시를 몇 번 터뜨리면서 눈이 안 보여서 곧바로 달려들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썼는데요. 이 역시도 뭔가 카메라가 총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맛보기로 보여준 것 같기도 하고요.

 


 

영화 결론

 

영화 이창은 재밌다기보다 그레이스 켈리 의상이 너무 예뻤던 기억이 가장 크게 각인이 됩니다. 그리고 현대 일상을 보는 듯한 친근함 혹은 동질의 감성을 느꼈고요. 영화가 돈을 안 들이고 알차게 만들었네 싶었더니만 전부다 세트 촬영이라서 돈이 상당히 많이 들어갔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남주 캐릭터는 참 찌질하다는 것과 그레이스 켈리 의상은 너무 예뻤다는 점입니다. 영화가 주는 교훈은 출애굽기 율법처럼 네 이웃을 탐하지 마라, 간음하지 마라, 살인하지 마라 등등의 모든 내용들이 압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여기서 반전은 이렇게 멀쩡하고 순탄한 메시지를 주는 것 같으면서도 관찰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살인 사건의 전모를 캐게 되었다는 점에서 다시한번 윤리적 관점으로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이 감독 특유의 트릭 혹은 스킬이라고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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