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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의 매력이 돋보인 영화 황후화 리뷰

by media9 2023. 1. 8.

당나라 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중국 영화 황후화는 장예모 감독에 주윤발, 공리, 주걸윤 등이 등장하는 영화입니다. 장예모 감독의 고급스러운 안목과 중국 특유의 스케일 큰 영화답게 웅장하고 황금빛 찬란함이 절정을 이룬 영화입니다. 스토리보다 눈이 즐거워져 밤에 보고 자면 황금 꿈을 꿀 것만 같은 기분이 든 영화입니다.

영화는 그럭저럭 볼 만했는데요. 무엇보다 공리의 아름다움과 영화 속 황금 보는 재미 그리고 여전히 멋있는 주윤발의 기백을 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영화는 2006년도 작품으로 비교적 오래전 개봉하였는데요. 당시에도 중국의 봉건제도를 비꼰 영화라고 하였는데 그런 교훈을 여실히 드러내는 영화가 맞습니다. 스토리가 완전 막장이기 때문입니다. 거의 일일 아침드라마 수준으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인데요. 차근차근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9월 9일 중앙절을 앞두고 벌어진 사건을 다룬 황후화 줄거리 요약

 

 

중국 최대 명절인 구구절을 중국 황실에서 최대 행사로 여기고 있나 봅니다. 영화는 인시 그러니까 새벽 3~5시 정도부터 업무를 보기 시작하는데요. 인시부터 시종들은 황후에게 한약을 들이댑니다. 뭔가 편치 않아 보이는 황후 공리는 약간 히스테릭한 듯 환자처럼 보이고요. 그렇게 묘시 진시 사시 시간 전개순으로 일이 생기는데요. 하루 동안 엄청난 일이 생기고 맙니다. 내용을 알고 봐도 상관없을 것 같아서 줄거리 요약을 하자면 일단 사실을 바탕으로 극화한 것이니 반팩트일 테 고요. 역사적 사실은 검증할 필요 없고 중요한 것은 그놈의 충효예의를 강조한 황실의 모순된 모습을 적발한 내용에 중점을 두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엄마와 바람나고 의붓 동생이랑 바람난 막장 스토리

왕은 무사 출신으로 조강지처가 있었음에도 죽었다고 하고 양나라 공주와 정략 결혼을 합니다. 당연히 둘 사이에 애정은 없었고요. 게다가 황후 공리는 왕의 장남과 내연의 관계였습니다. 결혼 후 둘이 그리 된 것인지 혼인 전부터 썸을 탄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왕이 전쟁 등으로 원정을 오래 간 터라 그 사이 정분이 난 것 같기도 합니다. 장남과는 꽁냥 관계고 둘째는 친자인 것 같기는 한데 나이가 상당히 들어 보여서 가늠하긴 어렵습니다. 어쨌든 황후를 위해서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니까요. 암튼 황후는 왕이 자신을 죽이려고 미치게 하는 약을 십 년 넘게 먹여왔는데요. 그것도 자신의 장남과 그렇고 그런 사이란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부부 사이에 나름의 조력자가 있었는데요. 황제의 주치의 태의는 황제를 위해 공리에게 버섯곰팡이 약재를 딸을 통해 몰래 투입시킨 역할을 하였고요. 태의의 부인은 황후를 위해 약의 정체를 밝혀 냅니다. 그리고 황제의 장남이자 황후의 외도남은 황후와의 관계를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데요. 하필 태의의 외동딸하고 정분이 나고 맙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황제의 조강지처가 태의의 부인이었고 태의 딸은 그러니까 태자와는 배 다른 남매였던 거죠. 황후는 황제에게 복수하기 위해 오랫동안 황금 국화꽃을 수놓으며 약 5만 군사 두건을 만들고 황제의 장남에게 국화가 새긴 옷을 선물하는데요. 옷에 국화가 수놓은 옷을 입는다는 것은 반역을 의미하기에 장남은 자결 시도를 합니다. 

충효예의를 강조한 황실의 최후

뭐 그런 상황에서 중앙절 전 날 액막이 역할을 한다는 산수유 꽃을 머리에 꽂고 왕은 충효예의를 연발합니다. 태의는 자신이 누구와 결혼했는지 무슨 일이 생긴지도 모른 채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요. 자기 의붓 오빠인지도 모르고 지키겠다며 황실에 갔다가 황제 부부, 자결 실패 장남 앞에서 황후 공리가 실토하는 바람에 딸은 절규하며 궁밖을 뛰쳐나가 칼에 맞아 죽고 그 딸을 따라가던 황제 조강지처도 쌍칼에 맞아 죽고 맙니다. 

 

 

황후의 명을 받고, 군사를 이끌고 무모한 난을 시도하는 둘째는 생포되고 마는데요. 그 전에 장남은 또 셋째에게 죽임을 당하고 맙니다. 셋째는 진작부터 황후가 큰 형이랑 그런 사이란 걸 알고 있었다고 하면서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왕권을 노리고 형을 죽이고 맙니다. 셋째는 다른 첩실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란 말도 있지만 제 생각에는 장남과 황후 사이에서 낳은 패륜아 같습니다. 장남과 둘째는 안 닮았는데 장남과 셋째는 왠지 외모가 비슷했거든요. 오히려 둘째가 다른 첩의 아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황제도 안 닮고 황후도 안 닮은 모습이어서 말입니다. 아무튼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그렇게 막내가 큰 형을 죽이고 그런 막내를 아버지가 죽입니다. 충효예의를 제대로 까는 영화가 맞는 거죠.

게다가 쿠데타 실패 후 생포된 둘째 아들에게는 사지가 찢겨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니 엄마에게 매일 약을 갖다 드려라, 라고 합니다. 모든 일의 시발점이 바로 이 약 때문이었는데 말입니다. 아들이 엄마에게 더는 약을 드시지 못하게 하겠다며 황금 국화 수건을 목에 두르고 치열하게 싸웠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아들은 어머니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고 자결을 합니다. 자결을 한 것인지 황제를 죽이려다 죽임을 당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칼에 찔려 죽습니다. 그리고 황제는 황후에게 독약을 들이밀고 황후는 약그릇을 집어던지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줄거리는 그리 막장이지만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시각적인 효과가 뛰어난 영화라 아직 안 본 분 있으면 함 보시길. 넷플릭스로 검색하면 나올 겁니다.

영화를 통해 본 국화와 수유열매

국화 꽃은 신이 만든 최고의 산물이라고 할 정도로 완벽한 꽃이라고 합니다. 국화는 장수를 담고 있어서인지 중국에서는 9월 9일 중앙절에 국화주를 마신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황금실로 수놓은 국화와 노란 국화꽃을 잔뜩 보는 재미도 솔솔 합니다. 그리고 서양에서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많이 활용되는 수유나무 열매를 중앙절 전날에 머리에 꽂으면 액막이를 할 수 있다고 해서들 머리에 하나씩 꽂은 후 영화에서는 그 난리가 났었는데요. 그런 것도 다 무의미하다는 봉건적 풍습을 제대로 까는 영화 같기도 합니다. 영화 보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이 황금으로 수를 놓은 스카프가 탐이 나네, 였습니다. 생뚱맞지만 예뻐 보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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