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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추천]자소

by media9 2021. 5. 14.

영화 자소. 1997년 made by 홍콩. 퀴어 영화 잘 모르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꽤 잘 만든 영화다. 중일전쟁 무렵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소외되고 힘없는 여인들의 삶을 다룬 영화이다. 자소는 스스로 머리를 빗는 자라고 하여 19세기 광둥 지방의 풍습 중 하나였다고 하는데, 가난 때문에 원치 않은 사람과 결혼을 하느니 수절하여 홀로 사는 여인을 일컫는다고 한다. 

영화 자소 줄거리

 

 

요즘 시대와는 다소 동떨어진 감이 있지만 정서상으로는 한국 영화처럼 친밀하게 와 닿는다. 영화 속 주인공 의환과 옥환이던가, 한 명은 수절을 하면서 순수하게 살고자 하고 다른 한 명은 숱하게 많은 남자를 이용하면서 속되게 살아간다. 그러다 옥환이 의환의 충절 내지는 순수함에 반하며 친밀하게 지내던 중 둘 다 허접한 남자들에게 상처를 받고는 둘의 사랑을 확인하며 블라블라 전쟁 통에 헤어지게 되는데...물론 이런 비슷한 느낌의 영화는 많고, 또 충분히 짐작이 가는 스토리지만 그래도 재밌게 봤다.  

자소의 영어 제목은 intimates

자소 리뷰를 뒤적이다가 동양판 델마와 루이스 같다고 하는 이도 있었고 여성판 브로큰백 마운틴과 비교하는 이도 있었는데 대략 그런 느낌의 영화이긴 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영어 제목이 더 잘 어울린다. intimates. 

 

 

이 영화에 여자 둘이 꽁냥꽁냥 하는 한 두 씬만 없었어도 대다수의 여자들이 전적으로 공감한 부분이 많았을 것 같다. 그런 에로틱한 씬만 빼면 동성끼리의 친밀함은 흔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니까. 동성끼리의 친밀함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가 안 되는 뭔가가 있다. 남자들 혹은 여자들끼리만 터 놓을 수 있는 각별한 유대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동성애자들이 우리 사랑하게 해주세요, 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추세이지만, 부작용을 야기하지 않는 물리적 접촉 혹은 문란한 태도없이 순수하게 정서적으로 인정을 요한다면 찬성하겠다. 그러나 대체로 이들은 이성간의 사랑을, 그것도 실천하는 사랑을 남발하는 터라... 좀 걱정이 된다. 

 

 

내가 아는 게이 중 한 명은 늘 사랑에 살며 사랑에 우는 녀석인데 애인 따로 육체 합체 따로 만들며 놀아나는 데다 사치스럽고, 예민하고, 지적 허영심이 대단하다. 그러니까 탐욕, 식욕, 성욕, 물욕 등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고나 할까.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서 절제를 모르는 유형이라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위험한 사랑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을 만드는지 잘 알 텐데...

"너 그렇게 살다간 육십을 못 넘기고 죽는 수가 있어."

 친구로서 유일하게 해 줄 수 있는 말은 그것뿐이었다. 

여자들끼리는 어떻게 사랑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남자들끼리 보다는 조금 더 건전해 보이지 않으려나. 이 영화 자소처럼...아니 동성간에 이런 친밀한 관계라면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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